
국내에 수입된 브랜드 중에서 세계 랭킹 1위, 2위 등을 마케팅 문구로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과연 세계 랭킹은 어디서 누가 어떻게 산정하는 걸까요? 오늘은 올리브 오일의 세계 랭킹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월드 올리브 오일 랭킹은 올리브 오일에 관한 매거진 올리브 오일 타임즈가 운영하는 서비스입니다. 올리브 오일 타임즈는 NYIOOC 세계올리브오일대회를 운영을 함께 하고 있어요. 이 매거진은 2009년 커티스 코드가 설립한 독립 출판사랍니다. 전 세계의 올리브 산업에 관련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요.
자 그럼 월드 올리브 오일 랭킹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월드 올리브 오일 랭킹 웹사이트에서 랭킹의 기준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뉴욕 올리브 대회의 10년간의 수샹 이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점수를 합산해서 산정이 된다고 합니다. 금상은 1.0, 실버상은 0.75 이렇게 합산하는 방식입니다.
NYIOOC 세계올리브오일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올리브 오일들은 이 곳 랭킹에서 제외되겠지요? 맞아요. 지구상에는 수 없이 많은 올리브 오일들이 존재하고 그 많은 올리브 오일들이 모두 뉴욕대회에 참가하지는 않아요.
제가 늘 말씀드리는 것 중에 하나가 대회 수상 이력에 너무 신경 쓰지는 말라는 거에요. 물론 저명한 대회에서 수상 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품질을 인정 받았다는 거에요. 그것을 폄훼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세상에는 이런 저런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최상의 품질을 보유하고 있는 올리브 오일이 너무 많다는 거에요.
그럼 많은 올리브 오일 생산자들은 자신의 오일에 대한 품질을 대외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경쟁대회에 왜 참가하지 않을까요? 다 그놈의 돈 때문이죠.
각종 국제 올리브오일 대회들은 참가비가 필요해요. 작게는 몇십만원에서 몇백까지 다양해요. 생각해보면 많은 수의 지중해 지역 올리브 생산자들은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에요. 엄청나게 큰 농장을 보유한 업체도 있고, 대기업 수준의 규모를 가진 업체들도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 매우 영세한 농장들이 많아요. 이런 저런 대회에 한 두번 참가하고 상 한 두개 따고 나면 자신들이 굳이 대회를 표방한 상업적 기업들의 들러리가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죠.
만나 본 어떤 생산자들은 관능평가 품질과 검사 성적서 등으로 이미 자신의 오일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농장들이 많았다는 거에요. 이미 최고의 인정을 주위 전문가들로부터 받고 있는데 굳이 돈을 들여 가면서 대회에 나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죠. 그런 부분에는 생산 농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대회의 수상 이력이 없어도 판매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정말 많은 수의 프리미엄급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시음해 왔어요. 품질은 결국 맛에 의해서 평가 받아야 해요. 수상 이력이 별로 없어도 품질이 정말 뛰어난 오일들이 많다는 거에요.
자 그럼 세계 랭킹이라는 워딩의 무게감이 조금 실망스럽죠?
하지만, 꼭 그렇게 생각하진 마세요. 뉴욕대회의 수상작이라면 어느정도 품질에 대해서 인정을 받았다는 거에요. 다만 상을 받고 안받고는 모든 올리브 오일들이 수능 보듯이 모두가 참여하는 것은 아니니 상대적인 평가로 볼 이유는 없다는 거죠. 물론 제 경험에는 상을 받았다고 꼭 다 좋은건 아니에요.
저는 최근 그리스의 한 생산자로부터 샘플을 수령하여 관능평가를 진행하였어요.(아마도 뉴욕대회 금상을 받았을 거에요) 수상이력이 꽤 많아서 샘플을 제가 요청을 했어요. 하지만 평가에서 올리오 올리바가 꼭 이 올리브 오일을 한국에 소개를 하는 것이 맞는가? 라는 고민을 했어요. 그 고민 중에는 산도도 다소 높았어요. 산도가 단순히 높아서가 아니라 산도가 높아진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해요. 녹색향은 평범했고, 맛은 특별하지 않았아요. 오히려 밍밍한 물맛 같은 게 있어서 올리브 오일이 가지는 특별함이 없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강렬한 맛과 향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모든 평가는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최종적으로 그리스 업체에는 취급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했어요. 해당 생산자는 자신의 올리브 오일이 국제대회에서 엄청나게 많은 상을 받아서 인정을 받고 있는 고품질이라고 다시 한번 고민을 해달라고 요청이 왔어요. 하지만 수상이력이 많다고 아무나 올리오 올리바에서 취급될 수 있는것은 아니니까요.
저는 올리브 오일을 공부하면서 올리브 오일은 어느 한 가지 특징으로 좋고 나쁘다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면 평가가 필요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가? 내가 좋아하는 음식에 잘 맞는가? 내가 왜 올리브오일을 섭취하려고 하는가? 용도와 취향에 맞는 결정이 중요해요.
그럼 앞으로 너무 등수에 현혹되지는 마세요. 참, 저도 수상이력, 등수 이야기 할 수 있어요. 저희 애들도 정말 1등 하는 애들이 많거든요. 자식 자랑은 팔불출이라 해도 자랑하고 싶으면 해야죠.. 그래도 그렇구나 정도로 생각하세요.
끝으로 올리브 오일 대회의 공신력이나 평가기준, 수상작의 품질 등에 대해서 감히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올리브 오일들일거에요. 제 기준에서 그냥 따져 보는 것일 뿐이랍니다. 스페인의 생산자 한 분에게 이런 질문을 드렸어요. 당신의 오일이 최고인가요? 다른 브랜드 그것보다 더 좋아요? (ㅋㅋ 정말 무식한 질문이었어요) 그 생산자 분은 이렇게 이야기 했어요. 음. 그 브랜드도 좋은 올리브 오일이야. 내 것도 좋은 오일이지. 저는 이게 뭔 말인가? 했어요. 밍밍한 이저 저도 아닌 대답을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알아요. 누가 더 좋고 누군 더 나쁘고가 중요한게 아니고 품질 좋은 올리브 오일들은 각각의 개성이 있으니 그 개성을 잘 살펴보라는 뜻이라는 것을요.